식객 허영만의 발길이 닿는 곳은 곧 맛의 성지가 됩니다. 그리고 그가 300회라는 기념비적인 여정을 위해 선택한 도시는 바로 맛의 고향, 목포였습니다. 이 특별한 여정에는 더욱 특별한 동행이 함께했습니다. 바로 반상 위의 영원한 승부사, ‘바둑 황제’ 조훈현 국수입니다. 자신의 고향인 목포의 밥상 앞에서 그는 잠시 승부사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추억과 맛이 교차하는 시간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수많은 목포의 진미가 소개되었지만, 시청자들의 눈과 뇌리에 가장 강렬하게 박힌 장면은 단연 압도적인 가짓수의 반찬이 상을 가득 메운 백반 한상이었습니다. 평생 수많은 변수를 계산해 온 조훈현 국수마저 "어디부터 젓가락을 대야 할지 수읽기가 안 된다"며 행복한 탄성을 지르게 한 곳. 오늘은 백반기행 300회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바로 그 목포의 백반집, '돌집'으로 맛의 기행을 떠나보겠습니다.
시간의 깊이가 담긴 공간, 목포역 앞 '돌집'
목포역에 내린 이들의 발길을 자연스레 이끄는 곳,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 '돌집'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목포의 역사를 품은 공간입니다. 이른 아침 8시부터 문을 열어, 밤새 달려온 기차의 고단함을 풀어주는 따뜻한 아침 밥상을 내어주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갈하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공간에서는 음식에 대한 사장님의 뚝심과 자부심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전용 주차장은 없지만, 목포역과 가까워 뚜벅이 여행자에게는 최적의 접근성을 자랑합니다.
- 상호: 돌집
- 주소: 전남 목포시 번화로 67
- 영업시간: 매일 08:00 - 20:00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선택의 묘미와 나눔의 미학이 공존하는 메뉴
'돌집'의 백반은 시작부터 남다릅니다. 정해진 찌개를 내어주는 일반적인 백반집과 달리, 이곳에서는 손님이 직접 메인 찌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2인 이상 주문 시).
- 먹갈치 찌개: 1인분 25,000원
- 조기 찌개: 1인분 12,000원
- 김치 찌개: 1인분 12,000원
방송에서는 목포의 자랑, 먹갈치 찌개가 식객의 선택을 받았지만, 이 집의 진정한 묘미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놀랍게도 조기 찌개를 주문하면 김치찌개가, 김치찌개를 주문하면 조기 찌개가 서비스로 함께 나옵니다. 이는 단순히 '덤'의 개념을 넘어, 생선을 못 먹는 손님이나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은 손님을 위한 사장님의 깊은 배려이자 목포의 넉넉한 인심을 상징하는 '신의 한 수'라 할 수 있습니다.
메인 메뉴를 주문하고 나면, 그때부터 진짜 쇼가 시작됩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이모님들의 손이 분주해지며 끝없이 반찬이 깔리기 시작합니다. 그 가짓수만 무려 18가지. 꽈리고추무침, 숙주나물, 어묵볶음과 같은 친숙한 반찬부터 시작해, 입맛을 확 돋우는 양념게장, 짭조름한 감칠맛의 황석어젓과 칠게무침, 그리고 두툼한 생선구이와 제육볶음까지. 이는 단순한 반찬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정식입니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만든 것 없이, 정성이 가득 담긴 남도의 손맛이 혀끝을 감쌉니다.
조훈현의 추억을 소환한 깊고 진한 국물
모든 반찬이 제자리를 잡고 나면,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찌개가 화려하게 등장합니다.
칼칼하고 시원한 조기 찌개는 비린 맛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조기와 푹 익은 묵은지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국물은 그야말로 일품입니다. 한 숟갈 떠먹는 순간, "크어-"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조훈현 국수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라며 연신 추억에 잠겼습니다.
진한 국물의 김치찌개는 서비스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존재감을 뽐냅니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숭덩숭덩 들어가 있고, 잘 익은 김치의 산미가 국물에 깊이를 더합니다. 칼칼한 조기 찌개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마무리 하면서
이처럼 '돌집'의 밥상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닙니다. 목포의 넉넉한 인심과 오랜 세월 지켜온 손맛, 그리고 그 음식을 맛보는 이의 추억까지 한데 어우러진 종합 예술과도 같습니다. 전 문재인 대통령도 다녀갔을 정도로 이미 그 맛을 공인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목포로의 미식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바둑 황제의 입맛마저 사로잡은 '돌집'을 여정의 첫머리에 두는 것은 어떨까요? 그곳에서 당신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목포라는 도시의 따뜻한 정과 맛의 깊이를 온몸으로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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